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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에 자리를 잡은지도 어느새 벌써 반 년이 다 되어간다. 눈폭풍이 매일같이 들이닥치는 날씨에 지치고 또 지쳤다. 커피 한잔을 마신 뒤 고무장화를 신고 눈을 우겨 밟으며 캠퍼스를 향해 꾸역꾸역 걸어간다. 그래도 서른의 나이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만큼 즐겁고 호사스러운 일이 없다. 대부분이 나보다 한참은 어리지만 너무나 영민한 클래스메이트들과 그 지적인 날카로움에 반해 목놓아 숭배하고 싶은 교수들. 종종 나는 지금 나의 삶이 사뭇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운이 좋을리가 없다고.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종종 한국의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두리번거리는 것은. 너무나 멀리 와버렸기에, 내가 두고 온 것이 아련하고 그립다. 지금의 내가 낯설기에 기억속에 남아있는 나의 모습들을 확인하고 싶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내가 좋아했던 것, 내가 두려워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지만, 그리고 나 또한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가끔씩, 혼자 자그마한 기숙사 방안에서 밤을 보내는 날이면 묵직한 피로 속에서도 가느다란 외로움이 가슴을 찌른다. 한글로 글을 쓰는 것이 낯설고 힘들어졌다. 할 일은 참 많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씩은 투정어린 향수에, 결론 없는 넑두리에 마음을 허락하고 싶다. 내일은 날씨가 조금 친절하기를. 이미 거미줄 친지 오래된 블로그에 민망하고 겸연쩍은 마음으로 잠시 들렀습니다. 뉴욕에서 서울로, 그리고 서울에서 다시 캠브리지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지난 몇달 동안 하루하루를 몸과 마음의 한계를 시험하다시피 바쁘고 정신없이 살았어요. 이제 곧 학기말을 정리하는대로 잠들었던 블로그를 다시 가동할 예정입니다. 좀 숨쉬고 투덜거릴 공간이 있어야지 말이죠. 서른살의 캠브리지. 아, 참으로 춥고 힘겹고 여유없는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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